최근 몇 년간 지구 곳곳에서 발생한 폭염은 단지 육지 기온 상승에만 그치지 않고 바다의 온도까지 급격하게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해수 온도 급등은 단순한 기상 현상을 넘어, 해양 생태계 변화, 어종 이동, 해양 산성화 가속, 해류 패턴 변화 등 복합적인 문제를 유발합니다. 특히 2023년과 2024년 전 세계적으로 관측된 바닷물 온도 상승은 기후 위기의 새로운 경고음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폭염이 만든 바닷물의 변화와 그로 인한 영향, 그리고 우리가 취해야 할 대응책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1. 폭염과 해수 온도 급등의 직접적인 연결고리
바닷물 온도가 급상승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는 지구 온난화로 인한 폭염의 빈도와 강도 증가입니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와 온실가스가 증가하면 지구 평균 기온이 상승하고, 이는 곧 해수 표면의 열에너지를 높이는 결과를 가져옵니다.
- 태양 복사열 증가: 폭염 시 대기의 온도가 높아지고, 태양에서 내려오는 에너지가 더 오래 해수 표면에 머물러 바닷물을 데웁니다.
- 해수 혼합 감소: 여름철 폭염이 지속되면 바닷물 표면과 깊은 층 사이의 온도 차가 커져, 수직 혼합이 줄어들고 표면 수온이 더 빠르게 상승합니다.
- 연안 해역 영향: 얕은 바다는 깊이가 얕아 열이 빠르게 축적되므로, 폭염의 영향을 가장 먼저 받습니다.
2024년 NOAA(미국 해양대기청) 자료에 따르면, 북대서양의 평균 해수 온도는 6월 기준으로 관측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해양 열파(marine heatwave) 현상을 촉발시켜, 해당 해역의 어종 분포와 산호 건강에 심각한 타격을 주었습니다.
2. 해수 온도 상승이 해양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
- 산호 백화현상: 수온이 1~2도만 올라가도 산호는 공생조류를 잃고 백화현상이 발생합니다. 호주 그레이트배리어리프에서는 폭염으로 인한 해수 온도 상승이 산호의 대규모 폐사를 초래했습니다.
- 어종 분포 변화: 명태, 연어, 정어리 등은 서식 가능 온도 범위가 제한되어 있어, 해수 온도가 오르면 더 북쪽이나 깊은 바다로 이동합니다.
- 플랑크톤 변화: 바닷물 온도와 영양염 농도가 변하면, 식물성 플랑크톤의 종류와 양이 바뀌어 먹이사슬 전체에 영향을 미칩니다.
- 해양 포유류 스트레스: 돌고래, 바다표범 등은 먹이 부족과 체온 조절 어려움으로 스트레스를 받게 됩니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생태학적 문제가 아니라, 수산업, 관광업, 해양 보호 정책에도 직격탄을 줍니다.
3. 해수 온도 급등이 기후와 날씨에 미치는 파급 효과
- 태풍·허리케인 강화: 해수 표면 온도가 26.5도 이상이면 열대성 저기압이 발달하기 쉽습니다. 폭염으로 해수 온도가 높아지면 태풍의 세기가 강해지고 지속 기간도 길어집니다.
- 폭우와 홍수: 따뜻한 바다는 더 많은 수증기를 대기로 공급해 집중호우를 유발합니다.
- 해빙 감소 가속: 해수 온도 상승은 극지방 빙하와 해빙을 빠르게 녹이며, 이는 다시 해양 순환을 변화시킵니다.
실제로 2024년 일본 연안에서는 여름철 해수 온도가 30도에 육박하면서, 태풍의 경로와 강도가 평년보다 훨씬 높아졌다는 보고가 나왔습니다.
4. 폭염이 만든 바다 변화에 대한 대응책
- 온실가스 감축: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고, 재생에너지 비중을 확대해야 합니다.
- 해양 보호구역 확대: 민감한 해양 생태계를 보호하기 위해 어획 금지·제한 구역을 확대합니다.
- 해양 열파 조기 경보 시스템 구축: NOAA, KIOST(한국해양과학기술원) 등이 운영하는 해양 열파 예측 시스템을 활용합니다.
- 어업 관리 조정: 어종 이동 패턴에 따라 어획 시기와 지역을 조정합니다.
- 연안 복원 프로젝트: 맹그로브 숲, 잘피밭, 산호초 복원을 통해 탄소 흡수원과 해양 서식지를 보호합니다.
폭염이 만든 해수 온도 급등은 기후 위기의 경고음을 더욱 크게 울리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해양 문제에 국한되지 않고, 기후·경제·인간의 안전까지 위협하는 복합적 위기입니다. 지금 우리가 취하는 행동이 앞으로 수십 년간 바다의 건강과 인류의 생존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늦기 전에 과감한 탄소 감축과 해양 보호 정책을 실행하는 것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