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현재, 중국은 여전히 희토류 수출 제한 정책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희토류는 스마트폰부터 전기차, 레이더, 위성, 반도체 장비, 미사일 시스템에 이르기까지 현대 첨단산업과 군사 시스템의 핵심 기반을 이루는 전략적 자원입니다.
세계 최대 생산국이자 정제 능력 보유국인 중국이 희토류 수출을 통제하는 이유는 단순한 자원 보호를 넘어 국가안보, 산업 패권, 외교적 영향력 확보라는 다층적인 전략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중국이 수출 제한을 지속하는 이유, 각 산업군에 미치는 실제 영향, 세계 각국의 대응 전략, 향후 글로벌 공급망의 재편 방향까지 심층 분석해봅니다.
1. 왜 중국은 희토류 수출을 계속 통제하는가?
중국은 전 세계 희토류 매장량의 약 36%를 보유하고 있으며, 전체 생산량의 60~70%, 정제 및 가공 능력은 80% 이상을 차지합니다. 즉, 희토류의 “원료-가공-공급” 전 과정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구조입니다.
핵심 이유 ① 안보와 전략 산업 보호
중국 정부는 희토류를 국가전략물자로 공식 분류하고 있습니다. 특히 국방, 반도체, AI, 양자컴퓨팅, 항공우주 분야와 직결되는 품목들에 대해서는 수출에 극도로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이는 단순한 산업 보호 수준이 아니라, 자국의 기술 자립도 제고와 첨단무기 체계 확보를 위한 전략적 판단입니다.
2024년 이후 시행된 새로운 수출 관리법에서는 ‘군사적 전용 가능성이 있는 희토류 품목’에 대해 사전 승인제 및 수출 허가제를 명문화했습니다.
핵심 이유 ② 미중 전략 경쟁 속 협상 카드
중국은 희토류를 정치·외교적 협상 수단으로도 활용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미국이 반도체·AI칩에 대한 수출을 제한하면, 중국은 희토류 통제로 맞대응하며 미국과의 경제전쟁에서 레버리지를 확보합니다.
2020년 이후 대만 문제, 우크라이나 전쟁, 미국의 반도체 동맹 구상 등 지정학적 갈등이 고조될 때마다 중국은 희토류 카드로 긴장을 조율해왔습니다.
핵심 이유 ③ 환경 보호 및 자원 고갈 우려
희토류 채굴과 정제는 산성 폐수 발생, 방사성 물질 동반, 지역 생태계 파괴 등의 환경적 피해를 동반합니다. 이에 따라 중국은 최근 5년간 채굴 업체 인허가 강화, 불법 채굴 단속, 수출량 상한선 제도 도입 등으로 자원 보존과 환경 규제를 병행하고 있습니다.
2. 수출 제한이 산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
2-1. 반도체 산업
반도체 생산 공정에서 희토류는 고순도 연마재, 불화란타넘 및 불화세륨, 레지스트 재료 성분 등으로 사용됩니다. 특히 극자외선(EUV) 노광장비와 CMP(화학기계연마) 공정에는 희토류가 대체 불가능한 수준으로 투입됩니다.
중국의 수출 제한 이후, 일본과 한국의 소재업체는 대체 공급처 확보에 총력을 다하고 있으며, 미국 Fab 공장은 재고 확보와 납기 지연 문제를 겪고 있습니다.
2-2. 전기차·배터리 산업
전기차 구동 모터에는 네오디뮴(Nd), 디스프로슘(Dy), 프라세오디뮴(Pr) 등의 강력한 희토류 자석이 필수입니다. 또한 고효율 리튬이온 배터리의 전극 첨가제에도 소량의 희토류가 포함되며, 에너지 효율성과 수명에 영향을 줍니다.
중국은 전기차 희토류를 내부 소비 우선 정책으로 사실상 수출 제한하고 있으며, 이는 글로벌 전기차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2-3. 방산·항공우주 산업
미사일 유도 시스템, 항공기 엔진, 야간투시경, 위성 통신 장비 등은 모두 희토류 기반 정밀전자 부품에 의존합니다. 미국 국방부는 2023년 백서에서 “희토류는 무기보다 강력한 안보 자산”이라고 언급했습니다.
한국도 KAI,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방산 업체들이 부품 수급 불안정성에 대비한 사전 재고 확보 전략을 운용 중입니다.
3. 각국의 대응 전략: 공급망 다변화 vs 자립화
미국
- 2022년 국방수권법(NDAA) 내 희토류 공급 안정성 명문화
- 호주 Lynas사와 제휴하여 텍사스에 정제시설 건설
- 희토류 광물 ‘국방 전략비축물자’로 추가 등록
유럽연합(EU)
- 2030년까지 전략광물 수입 의존도 65% 미만으로 축소 목표
- 프랑스, 독일 중심의 폐가전 재활용 기술 확대
- 노르웨이와 핀란드 내 광산 개발 추진
일본
- 2010년 센카쿠 열도 갈등 당시 수출 중단 경험
- 인도, 베트남 등에서 대체 수입처 확보
- 재활용 기반 정제 기술에서 선도적 위치
한국
- ‘희소금속 확보 로드맵(2024~2035)’ 발표
- 2025년까지 국내 정제능력 20% 확보 목표
- 포스코, 두산에너빌리티 등 관련 R&D 집중
4. 희토류 없는 세상은 가능한가?
일부 과학자들과 산업계는 “희토류 대체재 개발”에 투자하고 있지만, 실제 희토류가 가지는 자성, 내열성, 화학적 안정성은 대체가 매우 어려운 특성이 많습니다.
현재 연구 중인 대체 기술
- 희토류 없는 전기차용 자석
- 고온세라믹 기반 유사물질
- 자성 합금 소재 조합
- 생체모방 기반 나노입자 활용
그러나 상용화까지의 시간, 생산단가, 내구성 및 신뢰도 검증이라는 3대 장벽이 존재합니다.
희토류는 자원 이상의 ‘패권 도구’다
2025년에도 중국은 희토류 수출 제한을 고수하며 자신들의 전략적 우위를 무기화하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한 국가의 정책 변화가 아니라, 세계 산업계와 정치 질서에 파장을 미치는 결정입니다.
희토류는 이제 에너지 자원 이상의 전략 자산이며, 단기 대응보다 장기적 자립, 기술 투자, 글로벌 협력이 필수입니다. 국제사회는 이 자원 전쟁에서 지속 가능성과 기술 주권이라는 해법을 찾아야 할 때입니다.
미래 산업의 뼈대를 결정짓는 자원을 누가 얼마나 확보하고,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에 따라 글로벌 기술패권의 향방이 달라질 것입니다.